고래사냥 2

다시 집으로 간다는 것-귀로

집으로 간다는 것_ 귀로/ 박용신 물고기가 산에 살고 나무가 바다에 산다면 물고기는 물을 버리고 산에 오를까? 나무는 산을 버리고 바다로 나아갈까? 결국 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수 만번 꿈꾸고 시도 해 왔던 그 황홀한 자살도 넘실대는 파도 앞에 무릎을 꿇고, 처절한 패배의 용기만 확인 한 채, 소주 한 잔에 한치 회 한 점, 그렇게 동해바다를 한 입에 털어 넣고 나를 기다리는 일상들을 위해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깊게 깊게 침잠해 있던 권태가 넝마처럼 다시 빨래줄에 걸릴 것이고 희망이 보이던가? 욕망과 야망은 어떻게 다른가? 집으로 간다는 것. - 귀로. 그것은 휴식이다. 지친 탐미주의자의 안식이다. 욕망을, 야망을 잉태하기 위한 달콤한 결혼 첫날의 섹스이기도 하다. 어차피 관념일 수 밖에 ..

풀잎편지 2022.08.07

고래사냥(제1신 : 철렁 가슴을 베었다.)

철렁 가슴을 베었다 / 백암 박용신 입찰이 끝난 시멘트 바닥 임자를 못 만난 도루묵들이 날아서 하늘로 가려다 기진해 모로 눕는 항구의 아침, 한 잔 소주를 털어 우물우물 날 생선으로 허기를 때우는 기겁의 세월들이 비늘처럼 방파제에 번들대고, 늙은 어부의 구부린 등뼈 위로 소금끼에 겉 절은 일상이 파도에 부딪혀 이리저리 일그러지고 그물에 갇힌 조각 난 바다는 햇살에 묶인 어선들 따라 줄래 줄래 수평선 넘어 하늘바다로 간다. "잡숴 보슈." 불쑥 내미는 뱃노의 날 생선 한 점. "그거 얼마 드림 되는데요?" "아니 돈 달라는 게 아니라. 허! 그 사람 참!" 철렁 가슴을 베었다. 아주 예리한 시선에_ (주문진항에서) 2004.12.4 풀잎편지(poolip.net)

풀잎편지 2022.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