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문학 87

장가계 张家界-4박6일 <상상의 경계 너머 탄성의 풍경(風景)! 제4편-황룡동>

과 창사 [2023.10.20 장가계 황룡동굴=박용신 기자] 장가계 일정의 마지막 날이다. 돌이켜 보면 짧은 일정에 상상도 못했던 생경한 것들을 너무 머리에 많이 담았다. 그 무게로 아침, 두통이 왔다. 수억 만년 전 바다가 융기되어 돌출된 기기묘묘한 카르스트 규사암 봉우리, 자연지형 조화에 감탄하였다면 지하세계 중국 동굴은 어떠한 모습으로 다가설까? 호텔 식당에서 장가계 마지막 조반을 먹고 버스로 황룡동굴로 향한다. 장가계 시내에서 버스로 40분, 무릉원 제일 동쪽(7km) 삭계욕 풍경구 索溪峪风景区 (십리화랑, 보봉호, 황룡동)에 위치해 있는 황룡동굴은 1983년 이 마을 사람들이 산으로 뱀을 잡으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했다고 한다. 동굴 입구, 잠시 머리를 조심해야할 정도로 좁고 낮은 터널을 지나면 ..

여행문학 2023.12.02

장가계 张家界-4박6일 <상상의 경계 너머 탄성의 풍경(風景)! 제3편-십리화랑, 대협곡>

제3편- 십리화랑(十里畵廊), 유리다리 + 대협곡(大峽谷) - 그리고, 매력상서(魅力湘西)쇼 [2023.10.19 장가계 십리화랑 = 서울시정일보 박용신 기자] 나는 중국 화가들이 왜 이처럼 돌탑 바위 기둥들이 솟아 있는 그림, 산수화를 저렇게 그렸을까? 생각한 적 있었다. 즉, "무슨 산수화를 저렇게 그려!" 라고 대부분 산들의 봉우리는 삼각형 구도가 아닌가? 그런데 이제 그 의문이 풀렸다. 여기 천자산에 와 실제 풍경을 보니 중국화가들의 그림이 천자산 실경 산수와 똑같지 않은가. 우리나라 산수화의 진수,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삼각형 구도의 산들이 빼곡히 들어찬 모습이 장관이다. 금강산을 못가 보았으니 그림으로나마 위로 받을 수 밖에~ ◆ 십리화랑(十里畵廊) 오전 스케줄은 십리화랑 구경이다. 십리화랑..

여행문학 2023.11.25

장가계 张家界-4박6일 <상상의 경계 너머 탄성의 풍경(風景)!제2편-2 아바타-원가계>

◆ 미혼대 (迷魂台) [2023.10.18 원가계 풍경구 = 서울시정일보 박용신 기자] 천자산의 감흥이 채 가시기도 전, 원가계 풍경구에 들어섰다. 원가계도 사실 천자산에 일부이다. 이제 놀랄 일이 더 있을까? 자박자박 테크 구경길을 걸어 올라 내려다 본 거기, 와락, 다가선 풍경!, 모두가 다 "와!" 또 감탄의 외마디다. 몇 분, 구비길을 슬쩍, 셔틀버스가 데리고 왔는데 이렇게 높이 올라 왔나? 저 아래 펼쳐진 풍경, 정말 할 말을 잃는다. 이 곳이 장가계 국가삼림공원의 진수, 장가계 관광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미혼대(迷魂台)이다. 아름다움에 취해 혼이 달아난다는, 사람을 홀리는 황홀한 절경(絶景), 이름도 그럴싸하게 미혼대(迷魂台)로 지었다. 저기 영화 "아바타"에서 판도라의 행성, 할레루야..

여행문학 2023.11.16

장가계 张家界-4박6일 = 상상의 경계 너머 탄성의 풍경-제2편-1 보봉호수와 천자산

제2편-1 10.18일 (둘째 날)- 어제의 천문산(天门山) 감흥을 뒤로 호텔 조식을 간단히 하고 8시30분, 일행과 보봉호수로 가기 위해 셔틀버스에 오른다. 보봉호수는 해발430m 위에 인공으로 조성된 산정호수라 했다. "이 사람들, 참 대단하다는 것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무슨 짓을 한 거야?" 분명 한 산자락 계곡일 터, 거길 땜 막듯 물을 가두어 거대한 호수를 만들고 뱃놀이를 시킨다? 참 대단하단 말 밖에~ (우리나라 같으면 택도 없는 소리, 환경 영향평가다 뭐다 이해 타산으로 매일 데모하다 판날 꺼다.) 보봉호수로 가는 길, 한 구비 고개 넘어, 기암괴석들이 위용을 자랑하는 산곡 길을 참 아슬아슬 셔틀버스가 곡예를 하며 잘도 달린다. 잠깐, 그런 생각이 든다. 참 사고 안 나는 것이 다행~능..

여행문학 2023.11.10

장가계 张家界 - 4박6일 <상상 그 이상의 풍경! 제1편-천문산

장가계 张家界 - 4박6일 하늘로 가는 천문산(天門山 텐먼산) - 제1편 [중국 장가계 = 박용신 기자] 떠나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꼼짝 달싹할 수 없이 가슴에 커다란 멍울을 안고 어쩔 수 없이 갇혀 살았던 팬데믹의 우울한 시간들, 벌써 3여년인가? 이 몹쓸 역병의 시대가~ 그래, 이제 좀 누그러져 나돌아 다녀도 된다더라! 모처럼, 요번엔 비행기 타고 가자! 어디로 갈 것인가?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 내 안의 역마살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분출되어 하늘을 난다. 나는 지금 중국(中國) 장가계(张家界)로 가고 있다. 그랬지. 지인들이 중국 여행, 어디를 갔다 왔느냐고 물으면 십의 팔은 장가계 갔다 왔다고 자랑을 해댔다. 먼 그놈의 산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먼 산? 사실 그랬다. 장가계가 난 산인 줄 ..

여행문학 2023.10.30

<울릉도 여행-다시 너의 버킷 리스트>

[서울시정일보 울릉도=박용신 기자] 아빠는 오징어 잡으러 바다에 가 영 안오시고, 엄마는 돈 벌러 목포에 갔다. 모시개 바람너머 동백꽃 지고, 나리분지 부지깽이 노란 꽃 펴도 엄마는 오지 않았다. 누이는 동생들 데리고 포구에 나가 굴 따다, 등대에 잠이 들고 엄마를 본다. "바람부는 날에 가마!" 육지에서 훝훝한 흙내음 바람이 몰려 와도 엄마는 결코 오지 않았다. 보고픈 그리움은 날개 단 별이 되어 바다에 내리고, 종일 뭍에 가려 은파(銀波)로 일렁인다. 엄마 기다리다 지친 일상, 첫째, 죽이는 대나무 밭에 똥 누다 들켜, 종아리 맞아 누워 있고, 둘째 동생 독이는 엄마 찾아 쪽배 타고 멀리 떠났다. 셋째, 깍새는 어젯밤 쎈 바람에 재채기하다 쌍 코피 터져 훌쩍 댄다. 모진 풍파 속에서 간절히 엄마가 그..

여행문학 2022.06.10

주상절리 길, 그 잘랑한 잔도(棧道)

- 신화가 된 엄마의 강물을 만나다 - [서울시정일보 철원=박용신 기자] 주상절리길 잘랑한 잔도(棧道)에 든다. 어렵지? 잔도? 쉬게 접하는 말이 아니니까. 잔도는 한마디로 선반길이다. 벼랑에 선반을 달고 그 위를 걸어가게 만든 길, 중국 산악지대에서 많이 이용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구멍이 숭숭 뚫린 철판 잔도 길, 저 아래 숭숭 속으로 발묵의 수묵화가 느리게 흐르다 영화의 막장처럼 까맣게 멈춘다. 인간이 가장 공포를 느끼는 높이가 10m라 했던가? 아마 그 쯤, 오금이 저려 오고 가슴이 잘랑 잘랑 댄다. 안전 난간을 힘껏 움켜지고 고개를 45도 부동으로 반 보씩 옮긴다. 괜히 왔나? 경치고 뭐고~ 순담 게이트 매표소에서 입장료 1만원 짜리를 경로우대로 오천원에 할인받고 2천원 지역상품권으로 받았으니 3..

여행문학 2022.05.13

속세 도솔(蓴潭), 고석정(孤石亭)

날 잊지 말아요.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서울시정일보 철원=박용신 기자]갑자기 "오페라의 유령"이 생각났다. 주인공 '팬텀'은 잘 생긴 목소리를 가졌으나, 흉칙한 외모 때문에 늘 가면을 쓰고 살아가며 사랑하는 여인 프리마돈나 '크리스틴'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안타까운 짝사랑, 크리스틴 역에 '크레어 라이언'이 부르는 아리아 "Think of me" "날 잊지 말아요"가 청아하게 귓전에 울렸다. 요즘, 내가 이상한 질병에 찌들려 몰골이 좀 추해도 나를 잊지 말고 기다려 주세요, 자주 오리다. 도피안사야. 다시 "Think of me" 그새 척 졌던 세상과 자연과 산사(山寺)와 그리고 너와 화해를 하며, 또 다시 사랑할 수 있을 까? 용기를 낸다. ◎ 두 번째 기행지 고석정(孤石亭) 크래식한 풍경으로 한층..

여행문학 2022.05.04

박제 해 가두고 싶은 연두의 봄날이 간다.

박제 해 가두고 싶은 연두의 봄날이 간다. [서울시정일보 철원 =박용신기자] 여직, 살아 있음을 감사하며, 창문을 열어 대지에 아슴한 연두를 본다. 수수꽃다리 연분 향이 달려들어 화급한 성욕이 은근 연애를 재촉하는 신 새벽, 기지개 껴 푸름으로 가는 알싸한 버름의 짧은 봄날을 깊게 호흡한다. 입마개 씌워 골방에 가두었던 육신의 방부(잠시 선방에 머뭄)와 고독을 풀고, 이제 떠나야 할 시간, 마음이 숨차게 바빠진다. 얼마 만인가? 멍울 진 억압의 시간들, 캐 묵은 륙색에 먼지를 털어 메고 잽싸게 또 누가 붙들 라, 그래 고뿔같은 "이 놈에 코로나" 내 쩐내 나는 골방에 가둬 놓고 길을 나선다. 모처럼 맘 퍼진 하루의 설레는 여행! 나는 철원으로 간다. 이 봄날에 찐하게 청순한 연두에 젖어, 두팔 벌여 하늘..

여행문학 2022.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