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편지 3

여름날, 어머니의 통쾌한 꼬장-<며느리 밑씻개>

여름날, 어머니의 통쾌한 꼬장- 오래 전 ~ 어머니는 휴가철 맞아 모처럼 서울서 내려온 동생내외와 손주들을 위해 여름 내내 애써 키우신 옥수수 따고 감자 캐, 찌고 삶고 정신이 없으시다. 제수씨는 어머니 어쩌고, 애들 과외 때문에 제삿날 못 왔다고 아양, 핑계를 대며 얼마가 들었는지 봉투하나를 어머니 허리춤에 슬쩍 찔러 준다. 어머니는 "얘는 뭘 이런걸!" 뿌리치는 척, 손으로 어깨를 살짝 처 주시는 살가운 풍경. 제삿날, 생일날, 안 온다고 "내 이것들 내려오기만 해 봐라!" 벼르시던 어머니가 그새 넘어 가셨다. 어귀, 방범등이 불 밝히고, 매깨한 잉모초 모깃불 향이 마당 가득 퍼질 때쯤, 마당가 평상에 모여 앉아 모처럼 옥수수 감자 파티, "얘 들아 나와서 옥수수 먹어라. 우르르~ 옥수수 하나씩 집어..

풀잎편지 2022.07.30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는가?>

울릉도 가는 길, 뱃머리 선창가에서 휴대폰 "삼성 갤럭시 울트라 s22"로 태양을 잡았다. 순간 촬영 50여 컷 중 잡힌 이 사진 한장, 심장이 콩당 거렸다. 어떻게 이런 빨간, 빨강을 표현해 낼 수 있지? 물론,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 정도로 청춘을 바친 무거운 대포 카메라를 진작에 가보로 보관해둔지 오래지만, 새삼 휴대폰 카메라 기술력에 감탄을 한다. 각설하고, 보는 순간 심장을 데일 것 같은 이 강렬한 태양, 문득,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말라는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에서 처럼, 나는 이 나이 먹도록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는가를 생각한다. 또한, 내 청춘 다 가도록 가슴 뜨겁게 달군 사람이 있었는가를 생각해 본다. 서울시정일보/주필/ 논설위원장 백암 박용신의 여행문학 풀잎편지 (..

풀잎편지 2022.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