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 박용신 참 해괴한 이름입니다. 이 풀이 밭에 무성하면 농사를 망친다고 지어진 이름이래요. 한 해 거른 게으른 농부의 밭에는 어김없이 희고 자잘한 꽃들이 촘촘히 자리잡고 바람결에 물결처럼 일렁이는데 뽑아 내고 뽑아 버려도 금새 다시 자라 꽃을 피우는, 이름은 개떡같으나 꽃이 예쁜 개망초. 가운데가 노랗고 꽃잎이 하얀_ 옛날에 어머니가 도시락 밑바닥에 혼자만 먹으라고 꽁보리밥으로 덮어 싸 주셨던 계란 후라이가 생각났습니다. 친구들에게 들킬까 봐 조금씩 조금씩 알겨 먹던 그맛, 북미에서 들어왔지만 이제는 우리꽃이 되어버린 개망초꽃, 요리 예쁜꽃을 뽑아 버리는 것이 안됐지만 조금은 농사꾼의 마음을 이해해 달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개망초? 개망초? 개망인, 개망나니, 가 많은 세상, 으이그 지구를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