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2

개망초- 옛 풀잎 하나

개망초! / 박용신 참 해괴한 이름입니다. 이 풀이 밭에 무성하면 농사를 망친다고 지어진 이름이래요. 한 해 거른 게으른 농부의 밭에는 어김없이 희고 자잘한 꽃들이 촘촘히 자리잡고 바람결에 물결처럼 일렁이는데 뽑아 내고 뽑아 버려도 금새 다시 자라 꽃을 피우는, 이름은 개떡같으나 꽃이 예쁜 개망초. 가운데가 노랗고 꽃잎이 하얀_ 옛날에 어머니가 도시락 밑바닥에 혼자만 먹으라고 꽁보리밥으로 덮어 싸 주셨던 계란 후라이가 생각났습니다. 친구들에게 들킬까 봐 조금씩 조금씩 알겨 먹던 그맛, 북미에서 들어왔지만 이제는 우리꽃이 되어버린 개망초꽃, 요리 예쁜꽃을 뽑아 버리는 것이 안됐지만 조금은 농사꾼의 마음을 이해해 달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개망초? 개망초? 개망인, 개망나니, 가 많은 세상, 으이그 지구를 떠..

풀잎편지 2022.08.23

여름날, 어머니의 통쾌한 꼬장-<며느리 밑씻개>

여름날, 어머니의 통쾌한 꼬장- 오래 전 ~ 어머니는 휴가철 맞아 모처럼 서울서 내려온 동생내외와 손주들을 위해 여름 내내 애써 키우신 옥수수 따고 감자 캐, 찌고 삶고 정신이 없으시다. 제수씨는 어머니 어쩌고, 애들 과외 때문에 제삿날 못 왔다고 아양, 핑계를 대며 얼마가 들었는지 봉투하나를 어머니 허리춤에 슬쩍 찔러 준다. 어머니는 "얘는 뭘 이런걸!" 뿌리치는 척, 손으로 어깨를 살짝 처 주시는 살가운 풍경. 제삿날, 생일날, 안 온다고 "내 이것들 내려오기만 해 봐라!" 벼르시던 어머니가 그새 넘어 가셨다. 어귀, 방범등이 불 밝히고, 매깨한 잉모초 모깃불 향이 마당 가득 퍼질 때쯤, 마당가 평상에 모여 앉아 모처럼 옥수수 감자 파티, "얘 들아 나와서 옥수수 먹어라. 우르르~ 옥수수 하나씩 집어..

풀잎편지 2022.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