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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계 张家界-4박6일 <상상의 경계 너머 탄성의 풍경(風景)! 제4편-황룡동>

과 창사 [2023.10.20 장가계 황룡동굴=박용신 기자] 장가계 일정의 마지막 날이다. 돌이켜 보면 짧은 일정에 상상도 못했던 생경한 것들을 너무 머리에 많이 담았다. 그 무게로 아침, 두통이 왔다. 수억 만년 전 바다가 융기되어 돌출된 기기묘묘한 카르스트 규사암 봉우리, 자연지형 조화에 감탄하였다면 지하세계 중국 동굴은 어떠한 모습으로 다가설까? 호텔 식당에서 장가계 마지막 조반을 먹고 버스로 황룡동굴로 향한다. 장가계 시내에서 버스로 40분, 무릉원 제일 동쪽(7km) 삭계욕 풍경구 索溪峪风景区 (십리화랑, 보봉호, 황룡동)에 위치해 있는 황룡동굴은 1983년 이 마을 사람들이 산으로 뱀을 잡으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했다고 한다. 동굴 입구, 잠시 머리를 조심해야할 정도로 좁고 낮은 터널을 지나면 ..

여행문학 2023.12.02

장가계 张家界-4박6일 <상상의 경계 너머 탄성의 풍경(風景)! 제3편-십리화랑, 대협곡>

제3편- 십리화랑(十里畵廊), 유리다리 + 대협곡(大峽谷) - 그리고, 매력상서(魅力湘西)쇼 [2023.10.19 장가계 십리화랑 = 서울시정일보 박용신 기자] 나는 중국 화가들이 왜 이처럼 돌탑 바위 기둥들이 솟아 있는 그림, 산수화를 저렇게 그렸을까? 생각한 적 있었다. 즉, "무슨 산수화를 저렇게 그려!" 라고 대부분 산들의 봉우리는 삼각형 구도가 아닌가? 그런데 이제 그 의문이 풀렸다. 여기 천자산에 와 실제 풍경을 보니 중국화가들의 그림이 천자산 실경 산수와 똑같지 않은가. 우리나라 산수화의 진수,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삼각형 구도의 산들이 빼곡히 들어찬 모습이 장관이다. 금강산을 못가 보았으니 그림으로나마 위로 받을 수 밖에~ ◆ 십리화랑(十里畵廊) 오전 스케줄은 십리화랑 구경이다. 십리화랑..

여행문학 2023.11.25

장가계 张家界-4박6일 <상상의 경계 너머 탄성의 풍경(風景)!제2편-2 아바타-원가계>

◆ 미혼대 (迷魂台) [2023.10.18 원가계 풍경구 = 서울시정일보 박용신 기자] 천자산의 감흥이 채 가시기도 전, 원가계 풍경구에 들어섰다. 원가계도 사실 천자산에 일부이다. 이제 놀랄 일이 더 있을까? 자박자박 테크 구경길을 걸어 올라 내려다 본 거기, 와락, 다가선 풍경!, 모두가 다 "와!" 또 감탄의 외마디다. 몇 분, 구비길을 슬쩍, 셔틀버스가 데리고 왔는데 이렇게 높이 올라 왔나? 저 아래 펼쳐진 풍경, 정말 할 말을 잃는다. 이 곳이 장가계 국가삼림공원의 진수, 장가계 관광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미혼대(迷魂台)이다. 아름다움에 취해 혼이 달아난다는, 사람을 홀리는 황홀한 절경(絶景), 이름도 그럴싸하게 미혼대(迷魂台)로 지었다. 저기 영화 "아바타"에서 판도라의 행성, 할레루야..

여행문학 2023.11.16

장가계 张家界-4박6일 = 상상의 경계 너머 탄성의 풍경-제2편-1 보봉호수와 천자산

제2편-1 10.18일 (둘째 날)- 어제의 천문산(天门山) 감흥을 뒤로 호텔 조식을 간단히 하고 8시30분, 일행과 보봉호수로 가기 위해 셔틀버스에 오른다. 보봉호수는 해발430m 위에 인공으로 조성된 산정호수라 했다. "이 사람들, 참 대단하다는 것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무슨 짓을 한 거야?" 분명 한 산자락 계곡일 터, 거길 땜 막듯 물을 가두어 거대한 호수를 만들고 뱃놀이를 시킨다? 참 대단하단 말 밖에~ (우리나라 같으면 택도 없는 소리, 환경 영향평가다 뭐다 이해 타산으로 매일 데모하다 판날 꺼다.) 보봉호수로 가는 길, 한 구비 고개 넘어, 기암괴석들이 위용을 자랑하는 산곡 길을 참 아슬아슬 셔틀버스가 곡예를 하며 잘도 달린다. 잠깐, 그런 생각이 든다. 참 사고 안 나는 것이 다행~능..

여행문학 2023.11.10

장가계 张家界 - 4박6일 <상상 그 이상의 풍경! 제1편-천문산

장가계 张家界 - 4박6일 하늘로 가는 천문산(天門山 텐먼산) - 제1편 [중국 장가계 = 박용신 기자] 떠나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꼼짝 달싹할 수 없이 가슴에 커다란 멍울을 안고 어쩔 수 없이 갇혀 살았던 팬데믹의 우울한 시간들, 벌써 3여년인가? 이 몹쓸 역병의 시대가~ 그래, 이제 좀 누그러져 나돌아 다녀도 된다더라! 모처럼, 요번엔 비행기 타고 가자! 어디로 갈 것인가?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 내 안의 역마살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분출되어 하늘을 난다. 나는 지금 중국(中國) 장가계(张家界)로 가고 있다. 그랬지. 지인들이 중국 여행, 어디를 갔다 왔느냐고 물으면 십의 팔은 장가계 갔다 왔다고 자랑을 해댔다. 먼 그놈의 산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먼 산? 사실 그랬다. 장가계가 난 산인 줄 ..

여행문학 2023.10.30

당신은 "명성황후"를 기억하시나요?

당신을 기억하다. [서울시정일보 = 박용신 기자] 우리나라의 국모, 황후가 내 나라 궁궐 한가운데서 잔악무도한 일본낭인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역사의 사실을 기억하신다면 당신은 진정한 애국자다.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했다. 이러한 비극의 사건들은 나라가 나약해서 일어났던 수치이다. 일본 침탈에 맞서 민족자존과 자주독립을 위해 저항하며 개화의 선각자로 처절하게 나라를 사랑하다 여명의 새벽(1895년 10월8일 오전7시 경) 궁궐(건청궁, 옥호루)안에서 무참하게 일본인 칼날에 살해 당해 시신까지 불태워진 진정한 조선의 국모(國母), 역사적 사실 앞에서 네당, 내당, 수박 편가르지 말고 이제, 정신 바짝 차리고 힘 모아 지금의 위급한 국제정세 전쟁 발발 사태(러시아 우크라이나..

봄날이 갔다

소싯적, 고시공부 핑계로 두 세달 씩 산사 선방을 찾아 방부에 든 적 있었지. 앉은뱅이 책상에 그럴싸하게 두꺼운 법전을 펼쳐 놓고, 가부좌 튼 다리 위엔 "쌍칼" 만화책을 뒤가 구려서 슬몃, 슬몃, 훔쳐보던 그 때, 찬 바람 풍경소리 문풍지가 몹시 울어 인기척도 몰랐는데 "착" "착" 등 줄기 치는 느닷없는 죽비 소리... 아파라! 정신 번쩍! 참 그래서 그렇게 나는 스님이 되고 싶었다. 백척간두 서슬 퍼런 창 끝에 외 발로 서서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 극도(極道)에 이르려는 그런 스님! 운동권도 못들고 범부로 살며 딸,아들, 시집 장가 가더니 곁을 떠나고 문득, 외롭다는 생각, 도반들과 다시 찾은 그 산사엔 노승은 간데 없고 영산홍 가사 두른 범종루만 봄볕 쬐며 졸고 있다. 2023. 4. 23 안성..

풀잎편지 2023.05.02

1월의 시작에는/ 박용신

1월의 시작에는/ 백암 박용신 새벽 창가로 눈이 내린다. 싸라기눈이 사그락 살그락 내리더니 금새 솜사탕 같은 함박눈이 먼 산에도 지붕 위에도 그리고 장독대에도, 선잠 깬 가난한 농부 어깨 위에도 소복소복 푸짐하게 쌓여 갑자기 부자처럼 넉넉함으로 가슴이 따스해 온다. 스르르 목탄난로 주전자에 물 끓어 오르는 소리_ 일찍 먹이를 찾아 처마밑으로 날아든 콩새의 작은 입부빔, 문풍지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소리_ 철교를 힘겹게 건너는 화물열차의 볼멘 기적_ 낮은 하늘로 묻어온 하느님의 기척소리_ 정갈하게 냉수 한 사발 받쳐들고 장독대로 가 두 손 모아 안녕을 기원 드리는 어머니의 나직한 주술 소리 까지_ 이렇듯 1월의 새벽은 작은 소리들에게서도 감사를 느끼며 잔잔한 행복 한 단을 흑단젓가락으로도 건져 올릴 것 같은..

풀잎편지 2023.01.01

개망초- 옛 풀잎 하나

개망초! / 박용신 참 해괴한 이름입니다. 이 풀이 밭에 무성하면 농사를 망친다고 지어진 이름이래요. 한 해 거른 게으른 농부의 밭에는 어김없이 희고 자잘한 꽃들이 촘촘히 자리잡고 바람결에 물결처럼 일렁이는데 뽑아 내고 뽑아 버려도 금새 다시 자라 꽃을 피우는, 이름은 개떡같으나 꽃이 예쁜 개망초. 가운데가 노랗고 꽃잎이 하얀_ 옛날에 어머니가 도시락 밑바닥에 혼자만 먹으라고 꽁보리밥으로 덮어 싸 주셨던 계란 후라이가 생각났습니다. 친구들에게 들킬까 봐 조금씩 조금씩 알겨 먹던 그맛, 북미에서 들어왔지만 이제는 우리꽃이 되어버린 개망초꽃, 요리 예쁜꽃을 뽑아 버리는 것이 안됐지만 조금은 농사꾼의 마음을 이해해 달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개망초? 개망초? 개망인, 개망나니, 가 많은 세상, 으이그 지구를 떠..

풀잎편지 2022.08.23

애별리고(愛別離苦)-장마 / 박용신

애별리고(愛別離苦)-장마 / 박용신 꽃들이 지는 날, 나는 술을 마셨다. 꽃잎들은 언제나 면도날로 손목을 긋던 내 청춘의 고뇌처럼 술잔으로 떨어져 딸년의 초경같은 붉은 피를 뚝 뚝 흘렸다. 슬픔들이 술과 함께 목젖을 타고 가슴까지 닿았을 때 나는 보았다. 사형지로 유배되는 절창의 그리움들을_ 왜, 그리 술 맛이 쓰던지_ 나는 왜 빗물주렴 넘어 쓸쓸히 떠나가는 카인을 한 번쯤 가슴 내밀어 뜨겁게 안지 못했나_ 삭정이같은 차가운 손으로 의식적 사레만 쳤다. 듣는 이 없는 헛 말들을 허공에 주절 댔고 안주 대신 증오의 눈물을 삼켰다. 빗물 흐르는 유리창에 술 취한 육신이 무너지고 살 거죽으로 부스럼처럼 푸른 반점이 번져 오래된 해숫병자처럼 잔 기침을 했다. 빈 술잔 안으로 검은 밤이 무덤처럼 깊어 갈 때 목로..

풀잎편지 2022.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