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울릉도=박용신 기자] 아빠는 오징어 잡으러 바다에 가 영 안오시고, 엄마는 돈 벌러 목포에 갔다. 모시개 바람너머 동백꽃 지고, 나리분지 부지깽이 노란 꽃 펴도 엄마는 오지 않았다. 누이는 동생들 데리고 포구에 나가 굴 따다, 등대에 잠이 들고 엄마를 본다. "바람부는 날에 가마!" 육지에서 훝훝한 흙내음 바람이 몰려 와도 엄마는 결코 오지 않았다. 보고픈 그리움은 날개 단 별이 되어 바다에 내리고, 종일 뭍에 가려 은파(銀波)로 일렁인다. 엄마 기다리다 지친 일상, 첫째, 죽이는 대나무 밭에 똥 누다 들켜, 종아리 맞아 누워 있고, 둘째 동생 독이는 엄마 찾아 쪽배 타고 멀리 떠났다. 셋째, 깍새는 어젯밤 쎈 바람에 재채기하다 쌍 코피 터져 훌쩍 댄다. 모진 풍파 속에서 간절히 엄마가 그..